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9.29.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박연 글·그림, 대교출판, 1995.7.21.



어제 전남 광주에서 아침을 맞이했다. 시내버스 타는 곳을 찾아서 천천히 걸었다. 날이 갈수록 길에는 걷는 사람이 줄어들고, 멀뚱히 선 자동차가 늘어난다. 자동차를 건사한 어른들은 이곳에서 저곳으로 자동차로 움직인 뒤에 으레 아무 데나 세운다. 걷는 사람도 드무니 거님길에 자동차가 서거나 말거나 아랑곳하지 않는 듯하다. 마을책집 한 곳을 찾아가는 길이었는데 마침 오늘은 쉰단다. 버스에서 내려 걸어가던 길을 거슬렀고, 토요일을 맞아 엄청나게 붐비는 시내버스에서 땀을 쪽 빼고서 고흥 가는 시외버스가 있는 나루에 닿는다.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를 새로 장만했다. 1995년부터 오늘에 이르도록 이처럼 참하면서 맑은 한국만화를 만나기가 참으로 어렵다. 만화를 읽는 이가 참하거나 맑지 않아서일는지, 만화를 그리는 이가 안 참하거나 안 맑아서일는지는 모른다. 다만, 참하거나 맑은 만화를 요새는 이쪽저쪽 다 내키지 않아 하는구나 싶다. 안 팔린다고 생각한달까. 한 손에는 흙을 묻히고, 다른 손에는 바람을 묻히다가, 한 손에는 풀꽃을 쥐고, 다른 손에는 햇살을 묻히는 하루를 지은 시골 아지매가 빚는 만화란 남다르다. 이렇게 사랑스레 살림살이가 흐르는 만화를 언제쯤 다시 만날까.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그리려나.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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