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틈바구니 : 불쑥 끼어들려고 한다. 문득 앞을 막으려 한다. 자꾸 뒤에서 끌어당기려 한다. 그래서 빙그레 웃으면서 한귀로 흘린다. 때로는 딱딱한 얼굴로 바꾸면서 ‘떼끼.’ 하고 한 마디를 건넨다. 끼어드는 이들이 나이를 앞세워 먼저 가겠다고 하더라도 “줄을 설 줄 알아야지. 뒤로 가.” 하고 가볍게 말한다. 때로는 “먼저 하겠다고 끼어들려면 고개를 숙이며 여쭈어 보고서 고맙다고 절을 해야지.” 하고 홀가분히 말한다. 생각하지 않던 일이 자꾸 벌어진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나 빠르기를 낮추거나 늦추지 말라는 뜻이다. 뜬금없거나 엉뚱한 일이 틈바구니를 파고들려 한다. 스스로 생각하는 머리를 한결같이 따스한 사랑으로 열라는 뜻이다. 우리한테 틈바구니가 있는가 없는가 하고 알려주려고, 또 우리가 스스로 모르게 틈바구니를 냈는가 안 냈는가 하고 짚으려고, 온갖 일이 쉬지 않고 달려들면서 속삭인다. “어떤 일이 눈앞에서 생기더라도 고요하며 즐거운 사랑이 될 적에는 우리가 꿈꾸는 길을 사뿐사뿐 갈 수 있다”고 이야기해 준다. 2019.9.25.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