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모든 책은 : 투박하게 ‘나무’라고만 이름을 붙인 책 《나무》를 읽었다. 꾸밈말도 보탬말도 없이 ‘나무’라고만 하는 두 마디로 편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 집 나무를 비롯해 이 땅에 있는 뭇 나무를 가만히 그리고, 늘 곁으로 다가가서 손을 짚고 품으로 안으면서 마음으로 어떤 이야기가 스미나 하고 돌아보았다. 우리는 어떤 책을 읽을까? 어떤 마음을 읽을까? 어떤 이야기를 읽을까? 글씨로 적어 놓아야만 읽을 수 있는 책일까? 글씨가 없으면 못 읽을 책일까? 책이라는 꼴이 아닌 나무라는 숨결로 있다면, 이 나무가 책인 줄 못 알아챌까? 책이 되어 준 나무를 그리면 늘 이런 말이 입에서 저절로 튀어나온다. “모든 책은 숲이네.” 우리가 책을 읽을 적에는 늘 숲을 읽는 셈이네. 2019.9.25.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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