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벽일까? - 2020 볼로냐 라가치 상 수상작 우리 아이 인성교육 시리즈 12
존 에이지 지음, 권이진 옮김 / 불광출판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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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129


《무슨 벽일까?》

 존 에이지

 권이진 옮김

 불광출판사

 2019.1.18.



  열고 싶지 않으니 닫습니다. 닫고 싶을 적에는 닫아요. 왜냐하면 그냥 닫고 싶거든요. 열고 싶으니 열지요. 열고 싶을 적에는 여는데, 활짝 열기도 하고 살그마니 열기도 합니다. 어떻게 열든 여는 길이고, 어떻게 닫든 닫는 길입니다. 아주 조그마한 턱이어도 닫는 마음일 적에는 닫힘입니다. 제법 높은 담을 쌓았어도 여는 마음이라면 이 담은 대수롭지 않게 서로를 잇는 징검돌이에요. 《무슨 벽일까?》는 우리가 저마다 어떻게 담을 둘러쳤는가를 보여주어요. 저쪽은 나쁘고 이쪽은 좋다고 여기면서 둘러치는 담으로 ‘참말 이쪽에 있는 내가 얼마나 좋으냐?’ 하고 물어봅니다. 저쪽은 나쁘다고 여기는 눈빛이 얼마나 참모습을 본 이야기인가 하고도 묻지요. 그렇다고 우리가 틀린 길을 갔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저 한때 담을 둘러쳤을 뿐이에요. 게다가 이렇게 담을 둘러쳤기에, 처음에는 우리가 스스로 담에 갇힌 셈이지만, 나중에는 이 담 안쪽에다가 앙금이나 아쉬움이나 멍울을 모조리 내려놓고서 홀가분하게 새길로 나설 수 있어요. 닫기에 나쁘지 않아요. 닫으면서, 눈을 감으면서 고이 쉽니다. 이렇게 닫기에 열 수 있고, 열고 난 뒤에는 즐거이 닫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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