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읽기 사전


냄새 : 빵집에서 퍼지는 냄새를 맡았다면서 ‘냄새를 맡았’으니 ‘냄새를 맡은 값’을 물으라고 따진 빵집지기가 있다. 이런 빵집지기를 놓고서 재판자리에서 재판관은 빵집지기를 불러서 저금통에 쇠돈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라 하더니 ‘소리를 들었으니 빵냄새값을 다 받았다’고 이야기해 주었다지. 빵집지기는 ‘쇠돈 소리’를 듣고 씩씩거리며 부아를 낼 뿐이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라. 빵냄새만 맡더라도 얼마든지 배부를 만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랑하는 사람한테서 흘러나오는 기운을 느끼기만 하면서도 기쁘다. 돈소리를 듣고도 주머니가 든든하여 기쁜 마음이 된다면 언제나 넉넉한 살림으로 나아간다. 꼭 주머니에 쇠돈을 짤그랑거리면서 만지작거려야 넉넉한 살림일까? 오직 내 주머니에만 쇠돈이 그득해야 넉넉하다고 여긴다면, 나눌 줄 모르고 함께할 줄 모르는 가난한 마음이기에 그저 가난할밖에, 아니 넉넉한 길하고는 동떨어질밖에 없다. 2019.9.22.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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