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에마논 1
츠루타 겐지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24


《추억의 에마논》

 카지오 신지 글

 츠루타 겐지 그림

 정은서 옮김

 미우

 2012.7.15.



  사람이라고 하는 몸을 입은 오늘이 가장 아름답지 않습니다. 사람이라는 몸은 사람으로서 아름답고, 노린재라는 몸은 노린재로서 아름답지 싶어요. 가을날 무화과알은 무화과알이기에 아름답고, 감알은 감알이라서 아름다워요. 무화과알로 태어나서 사람한테 먹히기에 슬프지 않아요. 감알로 태어나서 물까치한테 쪼아먹히기에 괴롭지 않아요. 모든 길은 거쳐서 지나가는 삶입니다. 모든 삶은 흐르면서 빛나는 길이에요. 《추억의 에마논》은 지구라는 별이 태어날 적부터 일어난 모든 길을 마음에 담았다고 하는 넋이 ‘에마논’이라는 이름으로 나옵니다. 그런데 이 에마논은 ‘더럽고 끔찍한 기억’이라고 말해요.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아니 30억 해쯤 살았다면서 더럽고 깨끗한, 끔찍하고 반가운, 그런 이야기(추억)를 따로 가를 만하다고 생각하는지? 참말로 그렇다면 앞으로 30억 해를 더 살아야 그 좋고 나쁘다고 하는 굴레나 틀을 비로소 벗고서 조용히 숨을 가다듬고 피어나겠네 싶어요. 이 삶길은 나쁘다고 여기니 다시 태어나요. 이 삶길은 좋다고 느끼니 다시 태어나지요. 좋든 나쁘든 그저 되풀이합니다. 되풀이하지 않겠다면 생각을 바꿀 노릇입니다. ㅅㄴㄹ



“아무려면 어때. 이름은 단순한 기호인걸.” “그럼 뭐라고 불러?  E.N은 이니셜이잖아?” “글쎄, E.N이니까 에마논. 응, 그게 좋겠어.” (40쪽)


“잊고 싶은 더럽고 끔찍한 기억을 몇 억 년어치나 기억한다는 것이 어떤 기분일 것 같아? 그래도 역시 초능력일까?” (90쪽)


“몇 시간을 함께하든 몇십 년을 함께하든, 좋아했다는 추억은 나에게 다를 게 없어.” (1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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