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9.10.


《하이스코어 걸 1》

 오시키리 렌스케 글·그림/허윤 옮김, 대원씨아이, 2019.8.31.



놀이가 있었다. 아주 오래오래 놀이를 누렸다. 놀며 자란 어른은 일을 하고, 일하는 어른은 놀이를 마음으로 몸으로 물려주었다. 부드러이 사랑스레 놀이가 흐르다가, 학교가 서며 놀이가 뚝 끊어진다. 그러나 아이들은 학교에서도 놀이를 지키려 했는데, 이동안 너무 시달린 나머지 새로운 놀이, 이른바 ‘오락실’을 찾는다. 어른들이 아이들 놀이랑 성풀이를 빌미로 돈을 벌려는 속셈으로 마련한 오락실인데, 곧이어 누리놀이(컴퓨터게임)가 나왔다. 다만 오락실이나 누리놀이를 즐기며 성풀이나 심심풀이는 하되 막상 몸을 신나게 움직이지는 않으니 언제나 하나가 빠진다. 바로 ‘신나며 새롭고 사랑스러운 놀이’이다. 《하이스코어 걸》 첫걸음을 읽으며, 학교나 사회가 아이들을 얼마나 옥죄고 비틀어 놓는가를 새삼스레 떠올린다. 이 만화에 나오는 아이들처럼 나도 오락실을 뻔질나게 드나들었는데, 아이들은 오락실이 찾아가는 까닭이 있지. 누리놀이에 그토록 빠지는 까닭도 있지. 둘레를 보자. 어디에 쉴 데나 숨을 데나 뛰어놀 데가 있나. 빈터나 빈틈이 어디에 있나. 올라탈 나무나 헤엄칠 맑은 냇물이나 드러누울 깨끗한 풀밭이 어디에 있나. 쉼터도 놀이터도 몽땅 빼앗은 어른들은 아이들한테 무슨 짓을 일삼으며 돈을 버나?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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