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되는 일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2019.9.9.)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아이들 배움삯을 마련하려고 용을 쓰다가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길을 알아보는데, 이렇게 보면 목돈이고 저렇게 보면 단돈일 500만 원을 ‘자녀 학자금’으로 빌릴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왜 안 되는가 하면, 저희는 ‘직장인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장사를 하는 ‘사업 근로자’도 아니고요. 시골집을 맡긴들 얼마 안 되고, 글이며 사전을 쓰는 사람으로서 책이나 사전을 맡긴들 받아주지 않아요. 회사원이나 공무원이 아니고, 아파트나 자가용을 거느리지 않으니, 그 500만 원을 빌리는 길이 하나도 없네 싶어요. 이리하여 꽤 많은 분들이 이른바 ‘사채’라는 돈을 빌려서 쓸 수밖에 없겠다고 느낍니다. 문득 궁금해서 사전을 뒤적이니 국립국어원 사전은 “사채(私債) : 개인이 사사로이 진 빚. 일반적으로 금융 기관보다 이자가 비싸다”처럼 풀이합니다. 아주 틀린 풀이는 아닙니다만, 어쩐지 풀이가 허술합니다. 저는 회사원도 공무원도 아니라서 회사원이나 공무원하고 대면 매우 높다 싶은 건강보험료를 지난 열여덟 해 동안 내야 했고, 국민연금도 꽤 높다 싶도록 내야 합니다. 요즘 이 나라는 법무부장관을 뽑느니 마느니, 그이를 둘러싼 실타래가 많으니 트집이라느니 말이 많습니다만, ‘서민’이란 이름이 붙으면서 살림을 꾸리는 이들은 세금이란 짐이 꽤 높습니다. 세금을 안 내겠다는 뜻이 아니라, ‘소속 기관이 없이 일하는’ 사람은 몇 곱에 이르는 푼수로 세금을 더 내면서, 딱히 어디에서도 도움을 받을 길이 막혔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안되는 일이 있을 적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조용히 생각을 기울여 봅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길에 선 숱한 이웃들 마음을 다시금 헤아립니다. 이 마음이나 살림을 그냥 느끼고 지나가지 않고, 이 마음이나 살림을, 앞으로 새로 지을 사전에 제대로 담을 노릇이라고 느낍니다. ‘서민인 적이 없던 국어학자’는 ‘사채’란 낱말을 사전에 실으며 “이자가 비싸다”는 풀이만 달고 끝냈습니다만, “나라·사회·금융기관에서 마음을 기울이거나 돕지 않기에 더 높은 이자를 물면서 빌리는 돈”이라는 풀이를 보태야겠다고 느껴요. ㅅㄴㄹ





* 새로운 한국말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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