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귀야행 27
이마 이치코 지음, 서현아 옮김 / 시공사(만화)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18


《백귀야행 27》

 이마 이치코

 서현아 옮김

 시공사

 2019.6.20.



  회오리바람이 지나간다는 새벽에 마당에 서서 두 팔을 하늘로 뻗고 바람을 쐬었습니다. 나무한테 다가가 나무줄기가 바람을 어떻게 느끼는지도 헤아렸습니다. 회오리바람은 언제나 회오리바람입니다. 세차게 몰아치기도 하지만, 살며시 감싸기도 하고, 고요히 가라앉기도 합니다. 모든 손길을 고루 품은 채 찾아왔다가 지나가는 회오리바람이로구나 싶어요. 온누리 구석구석 훑으며 한결 튼튼하라고 어루만지지 싶습니다. 스물일곱걸음에 이르는 《백귀야행》을 만납니다. 앞으로 이 이야기를 얼마나 더 만날 수 있을까요. 만화책으로만 보자면 고작 몇 해치 이야기를 서른 해 즈음 그리는 셈입니다. ‘만화에 나오는 사람’은 나이를 거의 안 먹다시피 하지만, ‘만화를 그리는 사람’하고 ‘만화를 읽는 사람’은 자꾸 나이를 먹습니다. 어느 모로 본다면, 이만 한 이야기는 몇 해 그리다가 끝맺을 수 없는지 모릅니다. 그리면 그릴수록 수수께끼 같은 삶을 새삼스레 느끼면서 더 촘촘히 더욱 더디게 줄거리를 건사할는지 몰라요. 우리 삶이란 ‘나이를 먹는 듯 보이’지만, 막상 ‘새로운 하루를 맞이해서 겪을’ 뿐인지 모르지요. ㅅㄴㄹ



“그러면 됐다. 이제 기원은 성취되었다. 도와주어 고맙다. 언젠가 이 은혜를 갚을 날이 있겠지. 네 이름이 뭐냐?” (69쪽)


“따님은 이미 오래전에 죽은 거죠? 그 간호사 말처럼, 우리는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야 해요. 여기서 만난 게 최소한의 자비입니다. 그걸 위안 삼아 가야죠.” (111쪽)


‘이게 그 요괴가 내건 교환 조건이라면, 즉 이 미션을 클리어하면 나는 여기서 나갈 수 있다는 뜻?’ (145쪽)


“가족한테는 뭐라고 설명한담. 이런 일은 말해도 절대 못 믿을 겁니다. 잡아먹힐 뻔했다고 해도.” (187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