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석줄글 - 시로 읽는 책 428] 팬



  하나도 안 끌려

  아예 마음이 없어

  내 오늘을 사랑할 뿐



  아무것도 몰랐구나 싶던 무렵, 아니 아무것도 모를 일이 없지만 둘레에서 흐르는 말을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이느라고, 어린이인 저는 아무것도 모른다 여기고, 졸업장 아직 안 딴 저는 아무것도 못한다 여기고, 아직 제 이름이 찍힌 책을 내지 못한 저는 아무 재주가 없다 여기고, 이럴 적에는 으레 대단한 누구를 ‘팬’으로 삼았습니다. 이제 저는 어느 누구도 ‘팬’으로 안 삼습니다. 나이를 먹었거나, 고등학교를 마쳤거나, 책이며 사전을 여러 가지 냈기에 이런 마음이 되지 않아요. 어느 날 문득 알아차렸어요. 아침에 새로 맞이하는 오늘 하루가 가장 기쁜 사랑이로구나 하고 느끼며 눈을 떠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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