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8.30.


《명왕성으로 도망간 돼지》

 에머 스탬프/양진성 옮김, 푸른날개, 2014.4.18.



수원으로 마실을 하며 〈책먹는 돼지〉를 찾아갔다. 마을에 깃든 자그마한 책집. 마을이 품은 조촐한 책집. 마을을 사랑하는 살뜰한 책집. 마을을 고이 품고 싶은 책집. 여러모로 마을책집이란 곳을 헤아려 본다. 이 마을책집이 스스로 맡으려는 길이나 꿈을 생각한다. 이러면서 《명왕성으로 도망간 돼지》를 읽는다. ‘돼지사랑 책집’이니 돼지를 이야기하는 이야기책을 장만해서 읽는데, 돼지를 ‘돼지벗’이 아닌 ‘돼지고기’로만 바라보는 사람들 마음씨가 얼마나 가난한가를 익살스럽게 그린다고 할 만하다. 다만 돼지라고 하는 숨결을 좀 ‘먹보에 뚱뚱이’라는 틀로만 바라보는 대목이 아쉽다. 돼지가 찌꺼기를 좋아하기보다는 사람들이 돼지한테 찌꺼기를 주면서 ‘고기돼지’로 길들일 뿐이다. 돼지는 찌꺼기를 즐기지 않는다. 돼지한테 찌꺼기만 주면서 마치 돼지가 찌꺼기를 즐기는 줄 여긴다면, 이 얼마나 돼지를 얕보거나 낮보는 셈일까.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헤아리고 다시 헤아린다. 우리는 서로서로 어떤 눈빛일까? 우리는 서로서로 어떤 사랑일까? 사랑어린 눈빛으로 마주하면서 기쁘게 어깨동무하는 노래일까? 부디 기쁨이며 노래이며 사랑이 춤추는 하루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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