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8.27.


《희망의 발견, 시베리아의 숲에서》

 실뱅 테송 글/임호경 옮김, 까치, 2012.12.10.



고요히 깊은 숲에 깃들어 우리 보금자리를 둘러싼 푸나무가 들려주는 노래를 들을 수 있으면, 우리는 누구나 아름다운 넋으로, 이른바 아름넋으로 하루를 짓는 기쁨을 누리리라 본다. 풀벌레나 새나 개구리는 전기를 티끌만큼조차 안 먹어도 끝없이 노래를 베푼다. 전축이 없어도 되고 방송국이 없어도 된다. 신문사나 출판사조차 없어도 되는 곳이 바로 숲이다. 《희망의 발견, 시베리아의 숲에서》를 처음 손에 쥐면서 이 같은 이야기가 흐르려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첫 줄부터 끝 줄까지 읽는 동안 딱 다섯 줄에서만 이런 이야기를 읽어냈을 뿐, 나머지는 온통 시베리아 깊은 숲골에서 술 마시면서 심심하게 보낸 이야기에, 심심함을 달래려고 낚시를 하는 이야기에, 그 시베리아 오두막에 잔뜩 가져가서 읽은 책 이야기가 넘친다. 책을 쓴 프랑스사람은 ‘밀린 책’을 읽고 싶어서 ‘밀린 술’을 한가득 꾸려서 깊은 숲으로 간 셈이로구나. 그러나 이렇게 한대서 나쁘지 않다. 도시살림이 좋은 이 글쓴님으로서는 책하고 술 두 가지만 있으면 좋다는 마음이었을 테니까. 어느 모로 본다면 다섯 줄은 얻어냈으니 그럭저럭 고마운 셈 아니겠는가. 끝줄까지 읽었으나 밑줄 한 군데조차 그을 수 없던 책이 수두룩했으니.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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