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8.26.


《도시에서 만난 야생동물 이야기》

 정병길 글·안경자 그림, 철수와영희, 2019.8.15.



뒤꼍에 가만히 서면 수천에 이르는 개미가 먹이를 물어 저희 집으로 끌고 가는 모습을 비롯해 갖가지 풀벌레에 딱정벌레가 여기저기에서 어울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작은 이웃들 살림살이를 바라보기만 해도 재미나고 하루가 길다. 슬슬 무화과알이 익는 철이다 보니, 무화과말벌이며 나비이며 개미이며 갖은 새가 무화과나무를 뻔질나게 드나든다. 여름이 저무는 바람을 느낀다. 해꼬리가 길어진다. 저녁에는 그야말로 풀노래잔치가 흐드러진다. 그런데 이제는 들짐승이라는 이웃이 아주 크게 줄었다. 다들 이 나라를 떠나 버렸을까. 《도시에서 만난 야생동물 이야기》를 편다. 도시에 무슨 들짐승이 있느냐고 여길 수 있으나, 아직 도시에 여러 새가 함께 살고, 자그맣기는 하지만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조용조용 살림을 잇기도 한다. 새는 어디에서 살면 좋을까. 시골에서는 농약바람뿐 아니라 먹이가 적어 곡식이나 씨앗을 쫀다며 몹시 싫어하는데. 덩치 큰 짐승은 어떡해야 할까. 찻길이며 공장이며 발전소이며 군부대이며 관광단지이며 경기장이며 끝없이 늘기만 하는데. 풀밭에는 풀벌레가, 들하고 숲에는 들짐승하고 숲짐승이, 이 지구라는 별에는 모든 숨결이 어깨동무하는 살림이 된다면, 그때에 참다이 아름다이 꽃이 피지 않을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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