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입니까 산하세계문학 14
리사 울림 셰블룸 지음, 이유진 옮김 / 산하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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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17


《나는 누구입니까》

 리사 울림 셰블룸

 이유진 옮김

 산하

 2018.3.16.



  한국은 ‘아기팔이’를 무척 오랫동안 참으로 많이 한 나라입니다. 매우 부끄러운 자취인데, 나라에서는 이를 쉬쉬합니다. 멀쩡한 집 아기를 몰래 훔쳐 아기팔이를 일삼기까지 했고, 스물이 안 된 나이에 아기를 낳으면 ‘양육포기각서’를 쓰도록 해서 아기팔이를 했다지요. 아직 이 아기팔이 자취를 교과서·역사책·인문책에서 제대로 다루지 않습니다만, ‘나라밖으로 팔려나간 아기’가 되어 무럭무럭 자란 분들이 ‘왜 내가 태어난 나라 아닌, 엉뚱한 나라에서 따돌림이나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마음에 생채기를 잔뜩 품고 살아야 하는가’를 돌아보며 적은 글이나 그린 그림이 뒤늦게 이 나라에 이야기책으로 들어오곤 합니다. 지난 2008년에 《피부색깔=꿀색》이란 만화책이 나왔고, 2018년에 《나는 누구입니까》이 나옵니다. 《피부색깔=꿀색》은 도무지 스스로 짊어지기 벅찬 생채기를 낱낱이 도려냈다면, 《나는 누구입니까》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길에 곁님하고 아기가 사랑으로 이끌어 주어 죽음 아닌 삶길로 나아가려 하면서 ‘내가 태어나서 흘러든 그 길자취’를 모두 알아내고 싶다는 아주 작은 꿈을 매우 포근하게 그려냅니다. ㅅㄴㄹ



“그래도 아이가 현금 거래의 목적이겠지?” (32쪽)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어쩌면 그렇게 입양과 입양인의 삶에 대해 아는 게 없을까! 최소한의 조사는 해야 하잖아.” “그 사람들에게는 그냥 먹고사는 일일 뿐이야. 자기들 일이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을 전혀 생각하지 않아!” (84쪽)


“민정 씨, 저는 더 이상 새로운 거짓말로 보호받을 필요가 없다고 말해 주시겠어요? 저는 이미 가장 힘든 진실들을 알고 있어요. 그러니 괜찮아요. 두 살 때까지의 일을 다 알고 싶을 뿐이에요.” (103쪽)


‘이 남자 직원은 내 인생의 위대한 영웅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가 상사의 말을 듣지 않고 파일을 꺼내오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는 계속 이곳에서 일을 할 수 있을까?’ (1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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