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8.20.


《가출할 거야!》

 야마구치 사토시 글/김정화 옮김, 크레용하우스, 2009.8.20.



집 밖으로 나간다. 집이 집 같지 않아서. 집 밖으로 나가서는 새로운 집을 찾는다. 그동안 지낸 곳을 집으로 느끼지 못했기에, 스스로 집으로 느낄 만한 데를 짓거나 알아내어 머물려고 한다. 어른이라면 스스로 박차고 나와서 스스로 누릴 집을 찾으려 하겠지. 어린이나 푸름이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른들은 ‘출가’란 이름을 그럴싸하게 쓴다.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는 ‘가출’이란 이름을 쓰며 좀 낮춘다. 왜 수수하게 “집을 나간다”나 “새집을 찾는다”나 “새길을 찾는다”라 말하지 않거나 못할까? 스스로 새집을 찾고 싶은 마음을, 오늘 살아가는 이 집을 새롭게 뜯어고치고 싶은 마음을 왜 안 읽거나 등지려고 할까? 《가출할 거야!》를 읽으면 집을 나오는 아이 마음이 잘 나온다. 그런데 이 아이가 집을 나오려고 하는 마음을 할아버지며 어머니랑 아버지에 누나까지 모조리 안다. 더구나 집을 몰래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속속들이 다 안다. 애써 집을 나온 아이는 씩씩거리지만, 그러면서도 어쩐지 마음을 놓는다. 집을 나가서 혼자 바깥을 떠돌며 새길을 찾는 사이, ‘우리 집이 달라질까?’ 하고 생각하며, ‘나는 얼마나 새롭게 자랄까?’ 하고 생각한다. 한 사람이 집을 나가면서 참말로 드디어 집이 달라지려 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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