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조금 바꾼다 - 삶을 가꾸는 히데코의 소중한 레시피
나카가와 히데코 지음, 강진주 사진 / 마음산책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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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인문책시렁 88


《나를 조금 바꾼다》

 나카가와 히데코

 마음산책

 2019.1.10.



내가 나와의 관계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내 마음을 읽는 일이다. (26쪽)


살림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당부하고 싶은 건 냄비나 식기 도구를 세트로 사지 말라는 것이다. (90쪽)


가족 사이에 대화가 줄어드는 건 서로를 향한 관심사를 텔레비전에게 빼앗기기 때문 아닐까. (97쪽)


잘 먹고 잘사는 일도 물질적 풍족함이 아니라 끊임없이 배우고 싶어 하는 마음과 도전 정신을 잃지 않는 데서 비롯되는 것 아닐까. (155쪽)



  꾸러미가 나쁠 일이 없습니다. 알차게 엮은 꾸러미가 많습니다. 다만, 꾸러미로 한꺼번에 장만할 적에는 하나씩 다 다른 결을 누리거나 느끼기보다는 어느새 무게에 눌려서 슬쩍 등질 수 있어요. 이른바 ‘어린이책 전집’이나 ‘그림책 전집’이 그렇지요. 쉰 자락이나 백 자락짜리 꾸러미를 한꺼번에 들여놓으면서 ‘이 책을 다 보자’하기보다는 한두 자락씩 사서 차근차근 읽자고 할 적에 어깨가 가볍겠지요.


  워낙 바쁜 살림이라 여기기에 손쉽게 꾸러미에 손을 대곤 해요. 꾸준하게 한두 자락씩 장만한다든지, 틈틈이 한두 자락을 살피기 어렵다고 여기면서 한몫에 장만하곤 하지요. 그런데 한두 자락씩 들이든, 한꾸러미로 들이든, ‘한꾸러미에 있는 것’도 낱낱이 모여서 이룬 덩이입니다.


  《나를 조금 바꾼다》(나카가와 히데코, 마음산책, 2019)는 일본에서 한국으로 삶터를 바꾼 분이 한국에서 ‘밥짓기 배움자리’를 마련해서 차곡차곡 길어올린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언뜻 보자면 와락 바꾼 삶인 듯하지만, 가만히 보자면 언제나 “나를 조금씩 바꾸며 걸어온 길”이란 무엇인가 하고 돌아본 이야기예요.


  ‘전집 책’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았는데, 그릇이나 수저도 매한가지입니다. 똑같은 꾸밈새로 한꾸러미를 장만하더라도 ‘이 살림을 쓰는 사람에 따라’ 손길이 묻어나기에 다 다른 살림이 되기 마련입니다. 다 다른 꾸밈새를 차곡차곡 장만했어도 ‘다 다른 꾸밈새가 우리 보금자리에서 새삼스레 한꾸러미가 되’곤 합니다.


  처음에는 이런저런 겉모습이 눈에 뜨이기 마련이라지요. 그러나 살림이란 이름으로 곁에 두노라면, 어느새 속마음을 차근차근 느끼지 싶습니다. 책 한 줄도, 밥 한 그릇도, 수저 한 벌도, 언제나 따사로운 손길로 마주할 적에 아름다운 빛을 누립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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