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숨은책시렁 205


《朝鮮》 351호

朝鮮總督府 文書課長

1944.8.1.



1975년에 태어나서 자라며 1945년 언저리 이야기는 거의 못 들었습니다. 왜 들을 수 없었는지 그무렵에는 아리송했으나 마흔 몇 해가 지난 2020년쯤 되고 보니 그무렵에는 듣기 어려웠겠네 하고 깨닫습니다. 아무래도 일제강점기 이야기를 아는 분들은 스스로 밝히기 너무 힘든 대목이 많았을 테고, 섣불리 터뜨리거나 들려주었다가는 스스로 다치겠다고 여겨서 끝내 입을 다무느라 내내 파묻히고 말았겠구나 싶어요. 그래도 옛자취는 헌책집 한켠에 남으니 《朝鮮》 351호를 2017년에 경남 진주에 있는 〈형설서점〉에서 만났습니다. 이런 잡지가 다 있었나 싶어 헌책집지기한테 여쭈니 책지기님도 처음 본 잡지라면서 놀라셨어요. 나중에 알아보니 ‘조선총독부 문서과’는 1911년부터 기관지를 냈고 1920년부터 《朝鮮》이란 이름을 썼으며 제법 오랫동안 한글로도 이 잡지를 내었다는군요. 저는 ‘동경 한국연구원 도서관 1976.8.4.’라는 글씨가 찍힌 잡지로 만났습니다. 자칫 자취를 감추고 말았을 수 있는 우리 옛 그늘을, 이 나라 생채기를, 이곳 아픔을 건사한 셈인데요, 우리는 어떤 나라에서 어떤 삶을 짓는 어떤 하루를 누리는 사람일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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