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8.10.


《내가 미운 날》

 오승강 글·장경혜 그림, 보리, 2012.10.8.



영양군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시읽기 모임도 한다는 분이 있다. 이분은 영양에서 나고 자라 영양 멧골 아이들 삶을 동시로 노래한 오승강 님 동시집 《분교마을 아이들》을 군청 힘으로 되살리고 싶다면서 애쓰신단다. 문화 갈래에서 일하지 않으신다는데, 외려 문화 갈래에서는 ‘동시집 하나쯤’이라고 여기는 눈치라고 한다. 문화라고 하는 살림(자산·재산)을 벼슬아치가 너무 모르는 셈일까. 그러나 그런 터전에서도 영양이라는 멧골 삶터가 좋아서 아이들하고 그 고장에 뿌리내리며 산다는 목소리는 참으로 해밝다. 동시집을 사랑할 줄 아는 공무원이 일하는 고장이란 얼마나 아름다운가! 문득 살피니 오승강 님이 2012년에 새로 낸 동시집이 있네. 여태 몰랐다. 기쁘게 장만해서 천천히 읽는데, 글줄마다 따사로우며 맑은 바람이 흐른다. 이 맑은 바람은 어디에서 비롯했을까. 아이들을 하나하나 그윽히 바라보면서 품을 줄 아는 이 바람은 어디에서 태어나고 자랐을까. 바로 숲이겠지. 숲이 아이를 낳아 돌보았고, 숲이 어른이 어른다이 길을 가도록 이끌리라. 자가용에서 내려야 숲을 볼 수 있다. 신을 벗고 맨발로 들어서야 숲을 알 수 있다. 옷·손전화·보석에 책까지 내려놓고 풍덩 안겨야 숲을 볼 수 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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