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8.11.


《영웅을 찾습니다》

 차이자오룬 글·그림/심봉희 옮김, 키위북스, 2018.5.1.



빗자루를 쥐고 마당을 쓸면 작은아이도 같이 마당을 쓴다. 작은아이가 좋아하는 모깃불을 태우면 비가 와도 같이 비를 맞으면서 모깃불 곁에 선다. 밥상맡에 같이 앉아 배춧잎을 아삭아삭 씹으면 어느새 작은아이도 배춧잎을 집어서 아삭아삭 씹는다. 아버지가 빨래를 하면, 작은아이는 마루를 쓸고, 아버지가 밥을 하면, 작은아이는 밥상을 훔친다. 어느새 착착 일손을 살뜰히 거드는 몸짓을 보면서 생각한다. 지켜보고 함께 살아가노라면 무엇이든 거뜬히 해내기 마련이다. 《영웅을 찾습니다》를 재미나게 읽었다. 우리 집 아이들도 재미나게 읽으려나? 한동안 이 그림책을 안 쳐다보는 듯하더니 작은아이 눈치로 보건대 재미나게 읽은 듯하다. 이 그림책에 흐르는 줄거리가 작은아이 마음결에 어느 만큼 스며들었을까? 그리고 어버이로 살아가는 내 마음속에 어느 만큼 감겨들었을까? 으뜸꽃이란 따로 없다. 모든 꽃이 으뜸꽃이다. 으뜸별이란 딱히 없다. 모든 별이 으뜸별이다. 모든 사람은 으뜸사람이다. 다시 말해서, 첫째도 막째도 가를 수 없다. 모든 사람이 첫째이자 막째일 뿐이다. 위아래도 왼오른도 좋고 싫음도 있을 수 있을까? 둘레를 보면 뭐는 좋거나 나쁘다고 가르는 판이지만, 좋은 것도 싫은 것도 없이 오직 삶만, 사랑만 있지 싶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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