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툇마루에서 모든 게 달라졌다 1
쓰루타니 가오리 지음, 현승희 옮김 / 북폴리오 / 2019년 2월
평점 :
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16
《툇마루에서 모든 게 달라졌다 1》
쓰루타니 가오리
한승희 옮김
북폴리오
2019.2.25.
어른이 되도록 어린이 마음 그대로 나아가면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놀이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린이일 적에 벌써 어린이 마음을 밀어놓고서 어른스럽게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안 노는 사람이 있어요. 어른을 흉내내는 어린이가 있고, 어린이 시늉을 하는 어른이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오늘을 맞이하는가요. 《툇마루에서 모든 게 달라졌다》 첫걸음은 만화책 하나를 사이에 두고 동무가 되는 두 사람 이야기를 짚습니다. 일흔다섯이라는 나이를 넘긴 붓글씨 할머니는 어느 날 책집에 들러서 ‘겉으로 보기에 이쁘장한 아이들’이 나오는 만화책을 고릅니다. 책집에서 곁일을 하는 푸름이는 할머니가 고른 만화책에 움찔하지만, 그 만화를 매우 좋아하기에 그 만화를 둘러싼 수다를 나누고 싶어 간질간질합니다. 이 사람은, 또 저 사람은 어떻게 나아갈까요. 이 사람이 이렇게 살며 건사한 마음하고, 저 사람이 저렇게 살아가며 품는 마음은, 서로 어떻게 만날 만할까요. 할머니는 마당이며 바깥마루가 있는 집에서 삽니다. 푸름이는 마당하고 바깥마루가 있는 집에 나들이를 갑니다. 집하고 학교하고 책집(곁일을 하는 곳) 사이만 오가던 아이한테 새로 찾아가는 길이 생기고, 집에서 오랜 일거리를 꾸준히 하던 할머니 삶에 누가 새로 찾아올 만한 틈이 생깁니다. ㅅㄴㄹ
‘예를 들어 얼마 만에 오는 책방인가 생각해 봤더니 1년 넘게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거나, 벌써 일흔다섯 번째 생일, 벌써 남편의 세 번째 기일.’ (6∼7쪽)
“그게 아니라, 맥도날드 같은 곳이라도 괜찮으세요? 제가 돈이 그닥 없어서.” “아이고, 내가 살게요.” “앗, 어어.” “나는요, 집에서 서예 교실을 하는데 아이랑 노인밖에 안 와요. 줄곧 누군가와 만화 얘기를 하고 싶었다우.” (56∼57쪽)
‘가끔 내 시간만이 다른 사람보다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10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