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7.27.


《프티트 페슈!》

 하토리 비스코 글·그림/서현아 옮김, 시리얼, 2017.12.25.



작은아이하고 둘이 골짜기에 가기로 한다. 큰아이는 집에서 쉬겠단다. 골짜기까지 걸어서 다녀오자면 날이 더워 힘들려나? 작은아이하고 둘이서만 골짜기에 간다면 샛자전거를 끌 수 있지. 작은아이는 샛자전거에 앉을 만하다. 작은아이는 누나가 골짜기에 안 간다니 “그럼 자전거 타고 가야겠네?” 하며 빙글빙글 웃는다. 그동안 위쪽 골짜기에서 놀았다면 오늘은 밑으로 살짝 내려가서 노는데, 밑쪽 골짜기는 바닥이 거의 돌이네. 흙물이 번지지 않으니 꽤 좋다. 몸이 오들오들할 때까지 놀고서 자전거를 타고 면소재지 우체국에 들르고 철물점에 들르고 가게에 들른다. 오얏하고 포도를 사서 집으로 돌아온다. 세 사람은 포도를, 나는 오얏을 먹으면서 만화책 《프티트 페슈!》를 편다. 뒷걸음 없이 한걸음으로 끝나는 이야기이네. 두세걸음까지 나아가도 좋으련만, 한걸음으로 끝내도 살갑기는 하다. 이야기를 여미는 힘이 든든한 일본만화라고 할까. 이야기를 묶는 눈썰미가 야무진 일본만화라고도 할 만하다. 언제나 그렇다. 더 멋진 그림이어야 만화가 재미있지 않다. 그림결은 좀 엉성해 보이더라도 이야기가 알뜰할 적에 눈이며 마음을 사로잡는다. 크거나 깊지 않아도 마을 뒷자락에 골짜기가 있으니 이 여름을 시원하게 누린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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