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7.28.


《꼬마 여우》

 니콜라 구니 글·그림/명혜권 옮김, 여유당, 2018.9.10.



바람이 불면 나뭇잎도 풀잎도 꽃잎도 흔들린다. 머리카락이 나부끼고 옷자락도 출렁댄다. 이 바람이 좋아 흔들흔들하다가 덩실덩실하고, 어느덧 어깨춤에서 발춤으로 손춤으로 온몸을 휘감는 춤으로 이어간다. 바람 따라 똑 떨어진 잎은 바닥에서 데굴데굴 구른다. 구르다가 멈추가, 다시 바람을 타고 구르더니, 어느 아이가 문득 눈여겨보고는 살며시 집는다. 아이 손길을 탄 가랑잎은 온몸이 짜르르 떨린다. ‘나무한테서 떨어진 나를 이렇게 곱게 품는 아이는 어떤 빛일까?’ 하고 생각하면서 환하게 웃는다. 그림책 《꼬마 여우》를 보면서 가랑잎을 그린다. 가랑잎은 바닥에서 구르다가 흙으로 돌아가 새롭게 나무한테 스며들 텐데, 어느 날 문득 저를 눈여겨본 사람 손을 타고서 ‘나뭇잎 여우 동무’로 거듭났다. 가랑잎 하나는 나뭇잎 여우로, 나뭇잎 둘은 우람나무로, 가랑잎 셋은 고슴도치로, 가랑잎 넷은 숲으로 …… 다 다른 가랑잎은 다 다른 모습으로 태어난다. 재미나게 놀고 사이좋게 어우러진다. 신나게 뛰고 마음껏 웃는다. 새가 되어 그림책에 깃든 가랑잎은 어떤 마음이 될까? 꽃이 된 가랑잎은? 구름이 되거나 버섯이 된 가랑잎은? 이 가랑잎에 눈코입을 그릴 수도 있고, 짤막히 글을 적어서 띄워 볼 수도 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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