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7.24.


《툇마루에서 모든 게 달라졌다 1》

 쓰루타니 가오리 글·그림/한승희 옮김, 북폴리오, 2019.2.25.



서류에 이름을 받으려고 광주로 간다. 처음에는 곡성으로 가야 하나 싶었는데, 곡성까지 안 가고 광주로만 가도 되었다. 길그림을 펴면 고흥하고 곡성이 가까운 듯하지만, 빙 돌아가는 곡성이 외려 멀다. 3분 즈음 들여 서류에 이름을 받고서 우체국에 들러 택배로 부친다. 고작 3분을 들여야 하기에 하루를 꼬박 들이는 광주마실을 하느냐 여길 수 있지만, 바로 이 3분을 들여서 이름을 받는 일이 대단하기에 즐거이 마실길에 올랐다. 시외버스에서 수수께끼 동시도 쓰고 《툇마루에서 모든 게 달라졌다》 첫걸음도 읽었다. 잔잔하면서 고운 이야기가 흐르네. 다만 이 만화책을 어린이가 읽도록 할 수는 없는 대목이 아쉽다. 얼거리를 살짝 손보았으면 어린이부터 함께 누리는 멋진 만화책이 되었을 텐데. 그러나 푸름이부터 누릴 수 있으니, 그 대목만으로도 좋다고 할 수 있을까. 만화는 줄거리가 엄청나야 하지 않는다. 시나 소설도 매한가지이다. 글이든 그림이든 사진이든 모두 같다. 아주 남다른 글감을 찾아야 할 까닭이 없고, 아무도 쓴 적이 없는 그림감을 찾아야 하지는 않으니, 가장 수수한 자리에서 가장 사랑스럽게 나아가는 삶을 그리면 된다. 오늘 이곳에서 홀가분하게 바람을 쐬면서 즐기는 기쁜 노래를 담으면 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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