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7.23.


《나를 조금 바꾼다》

 나카가와 히데코 글, 마음산책, 2019.1.10.



내 이름을 적어서 책 마흔 자락을 보내야 한다. 이름만 적고 싶지 않아 넉줄글을 붙인다. 이렇게 하고서 상자에 담으니 한 시간 남짓. 이제 책 마흔 자락을 꾸렸으니 우체국으로 들고 날라야지. 시골버스를 타고 읍내로 나가서 우체국까지 씩씩하게 걷는다. 17킬로그램이 살짝 넘는다. 그다지 안 무거웠네. 아이들이 마실 산양젖을 받는 날이기도 해서 빈병을 챙겼고, 읍내 놀이터에서 《나를 조금 바꾼다》를 읽으면서 기다린다. 볕이 후끈거려도 나무그늘은 시원하다. 아무리 땡볕이라 해도 나무그늘은 상큼한 바람이 분다. 온누리 어디에나 나무그늘이 드리운다면, 이 땅 어느 곳에도 나무가 우거진 터에서 지내는 살림이 된다면, 모두 얼마나 즐겁게 하루를 지을 만할까. 이름은 일본 이름을 그대로 쓰지만, 어느덧 한국사람이 되었다는 나카가와 히데코 님. 서류로는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자취가 달라졌다지만, 속에 깃든 숨결은 어느 나라에 있든 한결같기 마련이다. 한국사람이거나 일본사람이거나 미국사람이거나 대수롭지 않다. 고운 마음이면 다 고운 사람이요, 참된 넋이면 다 참된 이웃이다. 산양젖 5리터를 받고서 시골버스를 한 시간 기다려서 탈까 하다가 ‘나를 조금 바꿔’서 택시를 불렀다. 집에 돌아와 곯아떨어졌다. 까무룩.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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