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어머니의 눈물 - 조현옥 시집
조현옥 지음 / 렛츠북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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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시읽기, 노래책시렁 93


《오월 어머니의 눈물》

 조현옥

 렛츠북

 2017.4.15.



  어릴 적에 조그맣게 받은 생채기 하나가 오래오래 갑니다. 때로는 이 조그마한 생채기가 죽는 날까지 이어져요. 생채기를 낸 사람은 제 말짓이나 몸짓이 얼마나 모질거나 끔찍했는가를 알기 어렵습니다. 아니, 알지 못하니 이웃을 들볶거나 동무를 괴롭히거나 작은목숨을 짓밟겠지요. 오늘날 재개발을 한다면서 도시 한켠을 허물고 파헤친다든지, 숲이나 시골을 밀어내어 뭔가 우르르 세우는데요, 이때에 얼마나 많은 개미집이 꼼짝없이 뭉개져서 죽는가를, 흙을 살리던 지렁이나 땅속것이 얼마나 아프게 죽는가를 살피는 손길·눈길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오월 어머니의 눈물》은 1980년 광주 오월이 마음에 생채기로 남은 이야기를 노래로 들려줍니다. 곧 마흔 해가 될 그날인데, 앞으로 마흔 해가 더 흐른다고 해도 이 생채기는 지우기 어려우리라 느껴요. 이런 생채기는 군사독재·한국전쟁·일제강점기·신분제 봉건사회를 죽 아우르면서 사람들 가슴팍에 남습니다. 우리는, 또 이 땅 벼슬아치는, 이런 생채기를 어떻게 바라볼까요? 더 크거나 작은 생채기가 있을까요? 쉬 잊거나 아물지 못하는 생채기를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가를 얼마나 생각할까요? 무럭무럭 크는 나무가 될 수 있습니다. 꽃씨를 심는 손빛이 될 수 있습니다. 자라다가 꺾이더라도 새로 기운을 차릴 수 있습니다. 이제 피어날 때입니다. ㅅㄴㄹ 



겨울 어느 날 / 나는 할머님께 말했다 / 할머니 나무가 바람에 / 몹시 흔들려요. // 그러자 할머니가 대답하셨다. / 저 나무가 / 크고 있는 거란다. (할머니의 말씀/16쪽)


시를 쓴다 / 맨땅에 / 꽃씨를 뿌리듯 // 엄혹한 계절이 / 돌아오면 // 꽃 한 송이로 / 피어나 // 이 땅에 / 향기가 되라고 // 시를 쓴다 / 사람들 가슴마다에 (꽃씨를 심다/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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