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를 찾습니다 - 제9회 권정생문학상 수상작
김성민 지음, 안경미 그림 / 창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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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시읽기, 노래책시렁 94


《브이를 찾습니다》

 김성민 글

 안경미 그림

 창비

 2017.6.15.



  함박비가 펑펑 쏟아지던 날, 등짐에 끌짐이면서 이 비를 고스란히 맞고 한참 걸었습니다. 가랑비이든 함박비이든 즐거이 맞으면서 다닙니다만, 비를 안 가리고 다니는 저를 걱정하는 분을 만날 때면 하늘을 보며 넌지시 속삭입니다. “하늘아, 비를 실컷 뿌렸으니, 이제 해를 내보내 주렴.” 비를 누리는 마음으로 해를 바라면 어느새 구름이 걷히면서 해가 웃음을 지어요.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비를 부를 수도 있고 구름이나 해를 부를 수도 있다고 느껴요. 아이들은 꽃도 벌나비도 잠자리도 부를 뿐 아니라, 뭇새를 고루 불러요. 우리는 어른이란 옷을 입어도 아이다운 마음으로 산다면 비동무 해동무 구름동무를 사귄다고 느낍니다. 《브이를 찾습니다》에 흐르는 아이다운 마음이란 무엇일까 하고 헤아립니다. 때로는 그리 아이답지 않은 마음도 흐르지만, 차분하면서 나즈막하게 흐르는 아이다운 마음을 이곳에서 보고 저곳에서 만납니다. 어른이 쓰는 동시라면, 어른으로서 아이다운 마음을 “잃지 않으려”는 뜻보다는 아이다운 마음을 “즐겁게 키우”려는 뜻이지 싶습니다. 어른이면서 아이다운 길을 즐긴다고 할까요. 어른이기에 더욱 아이스럽게 삶을 노래한다고 할까요. 어른으로서 새로운 아이 눈빛이며 웃음이며 몸짓을 가꾸는 길을 또박또박 걷는다고 할까요. ㅅㄴㄹ 



쪼그맣고 여린 새싹을 / 하늘 향해 밀어 올리면서 // 씨앗은 다짐한답니다 (씨앗!/32쪽)


아파트 앞마당까지 내려온 // 일곱 살 먹은 동그란 달이랑 // 마흔 살 먹은 둥그런 달이 // 아이랑 아빠가 소곤거리는 소리를 / 가만히 듣고 있어요 (대보름/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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