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7.21.


《안녕, 물!》

 앙트아네트 포티스 글·그림/이종원 옮김, 행복한그림책, 2019.4.15.



어제 낮에 구미 〈삼일문고〉에서 이야기꽃을 마친 뒤에 어떻게 해야 좋을까 하고 한참 망설였다. 구미서 대전을 거쳐 순천을 찍고 고흥으로 돌아가는 길이 있으나 까마득하다. 이렇게 하면 고흥에 돌아가겠으나 한밤. 찻삯도 찻삯이지만 제대로 못 쉬며 달리겠네 싶어 대구로 건너가기로 한다. 기차를 탄다. 짧은 길이지만 단잠을 이룬다. 자리를 옮긴 〈서재를 탐하다〉로 걸어간다. 빗줄기가 시원하다. 삼십 분 남짓 비를 고스란히 맞으면서 몸씻이를 한다. 이 비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러나 나처럼 함박비를 맞으며 걷는 사람은커녕 빗길을 걷는 사람도 안 보인다. 그림책 《안녕, 물!》을 떠올린다. 그제 수원 〈마그앤그래〉에서 장만한 그림책이다. 물이 이 별에서뿐 아니라, 이 별에서 사는 뭇목숨한테 얼마나 대수로운가를 따스하게 밝힌다. 우리 몸이건 푸나무 몸이건 벌레나 짐승 몸이건 온통 물이다. 우리가 먹는 밥은 ‘꼴을 달리한 물’이라 할 만하다. 물을 물 그대로 먹거나 밥으로 삼아서 먹으니 숨을 얻는 셈이다. ‘흐르는 물’이어야 목숨을 살린다. 그런데 우리 곁에 ‘흐르는 물’이 있을까, ‘고인 물’이 있을까? 물을 마시면서 물한테 “반가워! 고마워! 같이 놀자!” 같은 말 한 마디를 마음으로 들려줄 수 있을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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