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7.14.


《증언》

 쇼스타코비치·솔로몬 볼코프/김병화 옮김, 온다프레스, 2019.5.20.



아이가 앞장서서 달리는 길을 누리며 골짜기에 간다. 아이들이 곁에 설 무렵 속삭인다. 아버지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날마다 강의마실을 가야 하지. 오늘 일요일이어야 너희하고 신나게 골짜기 물놀이를 누리면서 기운을 얻어 이곳저곳에서 이야기꽃씨를 흩뿌릴 만해. 오늘은 다른 숲길을 거쳐 골짜기로 들어서기로 한다. 사람들은 숲에 깃들면 그때에는 아는데, 숲은 풀이 우거지지 않는다. 풀약 하나 안 치고 풀베기 아무도 않지만, 숲은 풀이 알맞게 있을 뿐 아니라, 가랑잎이 소복해서 걷기에 매우 좋다. 다시 말해, 숲흙은 장마가 져도 흙이 쓸리지 않는다. 사람이 파헤친 곳에서만 흙이 쓸려서 흙물이 될 뿐이다. 골짜기 물놀이는 한 시간을 넘기지 않는다. 삼사십 분 만에 온몸이 얼어붙을 만큼 시원하다. 실컷 놀고 햇볕을 쬐며 집으로 돌아가서 《증언》을 마저 읽는다. 이야기를 밝히려고, 그때 그 삶을 밝히려고, 두 사람은 뜻을 맞추면서 조용히 생각을 들추었단다. 이 생각꾸러미는 러시아 한켠뿐 아니라 이 별 구석구석으로 퍼지며 ‘삶을 바라보는 눈’을 새삼스레 어루만진다. 밝힌다. 듣는다. 심는다. 돌본다. 가꾼다. 자란다. 이윽고 피어난다. 러시아도 한국도 일본도 미국도 중국도 나란히 ‘숲나라’로 나아가기를 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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