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7.15.


《러셀의 시선으로 세계사를 즐기다》

 버트런드 러셀/박상익 옮김, 푸른역사, 2011.7.29.



녹동중학교에서 이야기꽃을 펴기로 해서 아침에 길을 나선다. 같은 고흥이어도 옆마을로 가는 시골버스는 없다. 고흥읍으로 가서 돌아가야 한다. 도양읍에 닿고서 때를 살피니 한 시간쯤 기다려야 한다. 마침 도양읍 버스나루 건너쪽에 팔각정이 있다. 팔각정 둘레는 풀밭이다. 아무도 없다. 아주 좋네. 이곳에 앉아 풀바람을 쐬면서 동시를 두 자락 쓴다. 풀내음을 맡으면서 풀맛을 떠올리고, 이 풀맛을 헤아리는 이야기로 열여섯 줄을 여민다. 슬슬 때가 되어 녹동중으로 걸어가는 길에 《러셀의 시선으로 세계사를 즐기다》를 읽는다. 아침에 집에서 나오며 시골버스에서 읽기도 했다. 녹동중에 닿아 이야기꽃을 펼 때를 기다리면서 더 읽고, 이야기꽃을 다 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도 읽는다. 중학교 아이들은 끼리끼리 무리를 지어 수다를 떨며 집으로 돌아간다면, 나는 걸으면서 책을 읽고 노래를 들으며 바람이랑 햇볕을 누린다. 버트런드 러셀이란 분은 틀에 박힌 따분한 교과서 같은 세계사 아닌 새로운 눈길로 세계사를 짚겠노라 머리말에서 밝혔는데, 막상 끝까지 읽어 보니 러셀이란 눈길도 교과서랑 비슷한걸? 하나도 안 새롭잖아, 쳇.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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