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천 풀다발
전소영 지음 / 달그림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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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95


《연남천 풀다발》

 전소영

 달그림

 2018.4.23.



  사전이라고 하는 책을 뒤적이면 ‘꽃다발’이나 ‘돈다발’이라는 낱말은 있되, ‘풀다발’이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잎을 그러모은 ‘잎다발’을 따로 풀이해야 하지는 않을 테지만, 어쩐지 풀을 안 헤아리는 눈길이지 싶습니다. 나무 한 그루나 꽃밭에 흐드러진 꽃을 살피면 빛깔이 같은 꽃이란 없습니다. 줄기 하나나 풀밭에 가득한 잎이나 풀포기를 살피면 빛깔이 같은 잎이나 풀포기란 없습니다. 갖가지 풀포기로 풀다발을 엮고 보면, 더없이 싱그러우면서 곱구나 싶어요. 《연남천 풀다발》은 서울 연남천이라는 터에서 마주한 싱그러우면서 고운 풀다발 이야기를 그림으로 들려줍니다. 꽃구경 아닌 풀구경을, 꽃잔치 아닌 풀잔치를, 꽃내음 아닌 풀내음을, 새록새록 만나는 이야기를 담습니다. 오늘 우리는 풀을 실컷 베거나 없애는 터전에서 살지만, 풀이란 모든 목숨한테 밥입니다. 풀짐승이나 풀벌레한테는 여느 때에 누리는 밥이요, 사람한테는 풀바람이 밥이에요. 삶자리에 꼭 있어야 하고, 삶터를 싱그럽게 밝히는 풀인데, 우린 이 풀을 어떤 눈으로 바라볼까요? 풀바람을, 풀노래를, 풀피리를, 풀숨을 잊는 바람에 푸른 마음까지 잊을는지 모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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