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은 돌아오고 나는 거기 없었네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220
안상학 지음 / 실천문학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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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시읽기, 노래책시렁 91


《그 사람은 돌아오고 나는 거기 없었네》

 안상학

 실천문학사

 2014.7.3.



  쏟아지던 비가 그치기 무섭게 구름으로 가득하던 하늘이 조금씩 열리더군요. 비를 흠뻑 쏟은 구름은 파랗게 눈부신 하늘을 빼꼼 비추어 주고, 이렇게 빼꼼빼꼼 고개를 내미는 파란하늘을 알아차린 작은아이가 “오늘은 바다 가기 좋은 날이겠네요?” 하고 묻습니다. 어버이는 비가 그치며 땅바닥이 보송보송 마르는 결을 살피면서 ‘며칠 미룬 빨래를 드디어 할 만하네’ 하고 여기고, 작은아이는 똑같은 결을 바라보면서 ‘이런 날은 바다놀이 하면 딱 좋네’ 하고 여깁니다. 《그 사람은 돌아오고 나는 거기 없었네》에 여러 사람 눈길이 나옵니다. 누구는 이런 눈길로 바라보고, 누구는 저런 눈길로 바라봅니다. 이 눈길이라서 옳지 않고, 저 눈길이라서 싫지 않습니다. 요 눈길이라서 반갑지 않고, 조 눈길이라서 성가시지 않아요. 다 다른 눈길이기에 다 다른 삶길을 걸어가면서 다 다른 이야기를 꽃처럼 피웁니다.  시쓴님은 “술자리에 시인 벗 하나쯤” 낄 수 있으면, 귀퉁이에 끼면 좋겠네 하고 여기는데, 술자리에 시인만 모였다면 ‘시를 안 쓰는 벗’을 귀퉁이에, 아니 한복판에 앉히고서 도란도란 수다잔치를 할 만하지 싶습니다. 그나저나 볕이 눈부신 어제는 작은아이 말마따나 바다마실을 하며 실컷 물결놀이에 모래놀이를 했고, 하루 지난 오늘 비로소 빨래잔치를 벌였습니다. ㅅㄴㄹ



굶어도 좋고 밟혀도 좋고 손가락질받아도 좋다 / 빗길을 걸어가서 보고 싶은 사람 만나게 해주고 / 눈길을 걸어가서 사랑을 만질 수 있게 해준다면 (맹도견/18쪽)


― 술자리에 시인 친구 하나는 있어야 구색이 맞지 / 요즘 더러 듣는 이야기 (구색/1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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