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6.24.


《인형의 집》

 루머 고든 글, 조안나 자미에슨·캐롤 파커 그림/햇살과나무꾼 옮김, 비룡소, 2008.4.10.



“인형의 집”이란 이름을 쓴 책을 읽는다. ‘노라’가 나오는 책이 아닌 인형이 나오는 책이다. 아이들 손길에 흐르는 사랑을 받아먹으면서 기쁘게 노래하는 인형이 오랜 나날을 두고서 어떠한 마음으로 어떠한 하루를 누리는가를 오롯이 인형 눈길로 담아내는 줄거리이다. 글월마다 상냥한 숨결이 흐른다. 어쩜 이렇게 인형하고 한마음이 되어서 이야기를 펼 수 있을까? 인형이 어떻게 아이들을 바라보는지, 인형은 어떻게 기나긴 해를 거쳐도 ‘안 먹고 안 마시고’도 숨결을 잇는지, 이렇게 조곤조곤 풀어낼 만할까? 낮에 우체국에 다녀오기로 한다. 우리 집에서 손수 훑어 덖은 쑥잎물을 마시고서 시골버스에 오른다. 덜컹거리는 길에 동시를 한 자락 쓰고 눈을 살며시 감는다. 읍내에 닿아 걸으면서 책을 읽는다. 걸으면서 책을 읽으면 그저 햇볕하고 바람만 받아들이면서 고즈넉하다. 참외하고 능금을 장만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졸음이 쏟아지지만, 후박알을 훑고는 씻어서 말린다. 저녁 일곱 시 무렵에 곯아떨어지면서 꿈나라로 간다. 꿈결에 생각한다. 인형한테는 어느 곳이 삶이고 어느 곳이 꿈일까? 인형으로서는 어디에서 반가이 사랑을 느낄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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