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와 생쥐 베틀북 그림책 94
비벌리 도노프리오 글, 바바라 매클린톡 그림, 김정희 옮김 / 베틀북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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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107


《메리와 생쥐》

 비버리 도노프리오

 바바라 매클린톡

 김정희 옮김

 베틀북

 2008.3.10.



  어릴 적부터 무엇을 보고 누구를 만나며 어떤 말을 섞었을까 하고 돌아봅니다. 갈 곳을 몰라 헤매지만, 나즈막한 5층 아파트 옥상에 가득 내려앉은 비둘기를 늘 바라보았습니다. 요새는 아파트뿐 아니라 빌라에서 바깥마루에 창문을 단단히 대지만, 예전에는 바깥마루 창문이 없다시피 했어요. 비둘기는 사람들 살림집에 퍽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지붕에도 마당에도 골목에도 언제나 천천히 내려앉습니다. 이때 ‘비둘기하고 상냥히 이야기를 해보렴’ 하고 이끌던 어른은 한 분도 못 보았습니다. 빨래에 똥을 싼다고, 장독에 앉다가 미끄러뜨려 깨뜨린다며 성가셔 했어요. 《메리와 생쥐》를 읽으며 옛일을 떠올립니다. 어른들은 생쥐도 비둘기도 다 싫을까요? 집안일이 바쁘고 벅차서 살필 겨를이 없을 뿐일까요? 숲이 아닌 도시에서 살림을 지어야 하다 보니 사람 아닌 이웃은 생각할 틈이 없을까요? 작은 이웃을, 날개 달린 이웃을, 땅밑을 파고드는 이웃을, 한철에 살짝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이웃을, 바람을 마시며 하늘을 가르는 이웃을, 풀잎에 몸을 부비고, 나뭇가지에 앉아 밤을 새우는 이웃을 따스히 바라볼 줄 안다면, 얼마나 새로우려나 싶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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