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6.15.


《태도의 말들》

 엄지혜 글, 유유, 2019.2.4.



아침 일찍 일어난 작은아이가 아버지한테 다가와서 또박또박 이야기한다. “아버지, 보라는요, 오늘 골짜기에 갈래요. 오늘 보라 꿈그림은 골짜기예요.” 작은아이 말을 귀여겨듣고 생각한다. 그래, 오늘은 골짝마실을, 여태 자전거로 다닌 길이지만, 두 다리로 다녀와 볼까? 아침을 지어서 먹고, 이 살림 저 집일을 마친 뒤에, 이모저모 챙기고 추슬러서 길을 나서니 낮 두 시. 딱 좋다. 바람도 좋다. 아이들이 멧길을 뛰어다니기 좋도록 등짐은 아버지가 몽땅 짊어진다. 유월 한복판인데 골짝물이 시리디시리도록 좋다. 고작 한 시간을 골짝물에 깃들어 놀았어도 다들 오들오들 떤다. 이제 햇볕에 몸 말리고서 옷을 갈아입고 집으로 갈까? 《태도의 말들》은 여러 사람들 몸짓을 지켜본 ‘예스24’ 글지기 이야기가 흐르는 책이다. 이녁은 누리책집 글지기로 일하면서 숱한 글님을 만났고 ‘이 글님들이 나한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는가’를 헤아리며 이야기를 남긴다. 드문드문 아이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쩐지 나는 아이 얘기가 가장 재미있다. 서로 바라본다. 아이가 어버이를 보고, 어버이가 아이를 본다. “태도의 말들”이란 “몸짓말”이요 “몸말”이겠지. 책을 덮는다. 겉몸짓 아닌 속마음결을 바라보고 읽는다면, 참말 포근하면서 고우리라.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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