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파라 데이즈 1
우니타 유미 지음, 허윤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18년 9월
평점 :
품절


만화책시렁 200


《파라파라 데이즈 1》

 우니타 유미

 허윤 옮김

 미우

 2018.9.30.



  두 아이를 이끌고 뒷골에 걸어서 다녀옵니다. 열두 살 아홉 살 두 어린이는 쉴새없이 달리다가 걷다가 그늘에서 쉬면서 뒷골마실을 누립니다. 걸어서 오가는 데에 한 시간 길이지만 씩씩합니다. 어느새 이 아이들을 안거나 업지 않고도 뒷골로 이만큼 다닐 수 있구나 싶어 대견합니다. 앞으로 더 크면 이제 아이들은 저희 등짐을 지고서 뒷골을 오갈 수 있겠지요. 《파라파라 데이즈》는 만화영화가 어떻게 태어나는가 하는 뒷자리를 넌지시 밝힌다기보다, 바탕그림을 놓고서 이를 손질해서 넘기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조촐히 복닥이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만화영화를 본 분이라면 끝자락에 ‘도운 사람들’ 이름이 줄줄이 뜨는 모습을 으레 볼 테지만, 이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돕는가를 선뜻 알기는 어렵습니다. 지켜볼 일도 드물 테고요. 날마다 수북히 쏟아지는 바탕그림(또는 밑그림)을 하나하나 살피면서 손질하는 일은 어떤 보람이 될까요. 큰 줄거리에서 어긋나지 않도록 그림줄기를 잡는 손질그림이란 어떤 빛이 될까요. 어쩌면 뒷자리에서 그림손질을 해보기 때문에 ‘내 그림’을 앞으로 어떻게 그리고 싶다는 꿈을 더 키울는지 모릅니다. 아직 애송이나 풋내기여도, 어린이나 아기여도, 머잖아 활짝 피어날 고운 꽃님입니다. ㅅㄴㄹ



‘아아, 이번 일 마치면, 원화 그리고 싶다. 내 그림을, 그리고 싶어.’ (50쪽)


“갑자기 전부 능숙해질 필요는 없어요. 항상 의식해 가며 그리는 것만 잊지 않으면 언젠가는 숙달될 거니까요. 물론 항상 의식한다는 것을 전제로, 시카코 씨는 무럭무럭 성장했으면 좋겠으니까!” (107쪽)


‘치토세는 이미 그만두기로 마음먹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뭔가를 쏟아내지 않으면 분이 풀리지 않았던 걸지도.’ (153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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