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는... 못 썼고 ^^;;;

어제, 또 지난달에

틈틈이 종이에 적어 놓은

넉줄시입니다.


이 손글씨 넉줄시는

텀블벅으로 <우리말 글쓰기 사전>을 장만하실

모든 분한테 드립니다.

즐겁게 미리장만 하실 이웃님

사뿐사뿐 마실하셔요 ^^


https://tumblbug.com/writing0603


여름에는 여름빛을
겨울에는 겨울꽃을
아침에는 아침바람을
밤에는 밤빛을 고이 누립니다

뱃속에서 내보내는 꼬르륵 소리는 
뭘 집어넣으라는 뜻 아닌
이제 머리가 맑게 깨었으니
즐거운 꿈을 그리라는 뜻 아닐까

온누리에 빛이 퍼지니
풀은 푸르고 열매는 붉고
웃음이 환한데다가
글씨를 그리며 생각을 나누네

해를 닿을 수 없게 가리면
살갗이 허옇다
해를 먹을 수 있게 내놓으면
살갗이 기뻐하며 탱그르르 춤춘다

어머니는 어떻게 안 먹고도
밤샘으로 갖은 일 하셨나 되새기면
오로지 사랑을 마음에 담아
차분히 고요히 새힘 길어올리셨지 싶다

시원스레 내린 비는
숲도 들도 집도 우리 몸도
그지없이 해맑으면서 새파란
하늘빛으로 씻겨 주네

아이한테 책을 주는 어버이
아이한테 씨앗을 주는 어버이
아이한테 숲을 주는 어버이
그리고 손전화 덥석 주는 어버이

우리가 쓰는 말은
이제껏 살아오며 배우고 받아들여
우리 생각을 나타내는
이야기가락 한 줄기

받아먹기만 하고 업히기만 한
갓난아기로 살아냈으니
아이를 사랑으로 낳아 돌보는
놀라운 어버이로 살아가는구나

못할 일이 있다면
하고 싶지 않을 뿐
해내는 일이 있다면
그저 하고 싶은 마음이 맑았을 테고

무엇을 할는지 그린다면
이 일을 이루는 길을 걷고
무엇을 할는지 모른다면
어느 일도 하지 않는 곳에 머물고

사람이 밥을 준 적 없으나
이토록 푸르고 싱그러운 푸나무라면
우리는 푸나무한테서 배우고
숲에서 살림해야지 싶다

(숲노래 노래꽃/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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