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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미디어가 뭐예요? ㅣ 어린이 책도둑 시리즈 6
손석춘 지음, 김규정 그림 / 철수와영희 / 2019년 6월
평점 :
맑은책시렁 210
《선생님 미디어가 뭐예요?》
손석춘 글
김규정 그림
철수와영희
2019.6.10.
신문이라는 매스 미디어가 등장하면서 비로소 왕과 귀족이 아닌 사람들도 나라를 꾸려 가는 정치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펼칠 수 있었답니다. (21쪽)
과연 무엇이 올바름일까요? 여러 가지 정의가 가능하겠지요. 언론에서 올바름은 ‘목소리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 또는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것’이에요. (45쪽)
“왜 언론의 자유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은 “왜 권력은 언론을 지배하려고 하는가?”와 이어져요. (59쪽)
인터넷은 컴퓨터가 없었다면 생겨나지 않았을 거예요. 인류 역사에서 최초의 컴퓨터는 에니악이에요. 군사적 목적으로 만들었지요. (136쪽)
어린이가 읽는 어린이신문이 있습니다만, 어린이신문을 집에서 받아보기란 만만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어린이신문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어린이 삶하고 얼마나 가까운지, 또 어린이 삶을 얼마나 북돋울 만한지 알기 어렵기도 합니다.
오늘을 돌아보면 어린이도 손전화를 손에 쥐고서 누리놀이를 하거나 전화를 하지요. 어린이도 우리 삶터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에 스스로 눈길을 둘 수 있고, 누리신문 끝자락에 덧글을 남겨서 어린이 뜻을 밝힐 수 있습니다.
이때에 가만히 생각해 볼 노릇입니다. 왜 어른신문이나 어린이신문은 우리 삶에 가까이 와닿을 이야기보다는 정치나 사회나 경제나 스포츠 같은 데에 기울어져서 이야기를 펼까요? 신문을 내려면 돈이 들고, 이 돈을 모으려고 기업에서 돈을 받기 때문일까요? 방송이나 영화도 매한가지예요. 방송이나 영화를 찍으려고 드는 엄청난 돈을 광고삯으로 받아요. 이러다 보니 신문이나 방송이나 영화는, 때로는 책까지도 ‘돈을 대는 곳’ 목소리를 담는 노릇을 오랫동안 꾸준히 했습니다.
《선생님 미디어가 뭐예요?》(손석춘, 철수와영희, 2019)는 어린이 자리에서 신문이나 방송이나 누리그물을 돌아보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왜 이런 여러 가지 ‘목소리 내는 길’이 태어났는가를 짚고, 이러한 길을 어린이가 어떻게 마주하면서 무럭무럭 자랄 적에 생각이 깊어질 만한가를 들려주려 합니다.
기업이나 공공기관 광고를 받지 않고서 신문을 내거나 방송하고 영화를 찍을 수 있다면, 신문 방송 영화에는 어떤 이야기가 흐를까요? 돈에 휘둘르지 않고서 이야기를 펼 수 있다면, 내리누르는 힘에 얽히지 않고서 이야기를 쓸 수 있다면, 이때에 우리 삶터는 어떻게 거듭날까요?
기자로 일하는 사람을 얼마나 차분하면서 곧바르게 둘레를 살피면서 이야기를 귀여겨듣고서 글이나 그림으로 여밀까요? 서울 이야기만이 아니라, 시골 이야기를, 마을 이야기를, 어린이 이야기를, 무엇보다도 어린이랑 푸름이를 옥죄는 입시지옥을 걷어낼 만한 이야기를 얼마나 마음을 기울여서 다룰 수 있을까요? 온누리가 아름답게 피어나는 길을, 누리꽃길을 어린이도 함께 가꾸기를 빕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