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 종이에 적어 놓은

넉줄시입니다.

이 손글씨 넉줄시는

텀블벅으로 <우리말 글쓰기 사전>을 장만하실

모든 분한테 드리려고 해요.

즐겁게 미리장만 하실 이웃님을 기다려요 ^__^


https://tumblbug.com/writing0603


아늑하게 맞이하고

느긋하게 열면서 짓고

나긋나긋 가꾸어 나누고

빙글빙글 웃으며 사랑하고


앞으로 앞으로 걸어간다

때로는 옆으로도 뒤로도

이러다 넘어지기도 하지만

언제나 앞빛을 보며 노래로 걷는다


여름바람을 타고 눈을 감으면

구름 볕살 제비도 같이 놀자면서

상냥하게 부르는

오늘 하루


하루를 누리려고 아침에 깨고

하루 누린 보람 새기려고 밤에 자고

하루를 그리면서 삶을 바라보고

하루 그린 사랑 나누려고 너를 만나고


새 나비 잠자리 바라보면서

날개 달린 탈거리 짓는다면

우리 마음을 새롭게 가꾸면서

스스로 날아오를 수 있지 않을까


책읽기에 마음을 쏟든

설거지에 마음을 기울이든

오롯이 빠져들면 잊는 소리·냄새·때·곳

문득 빠져나오면 이 모두를 느끼고


그냥 안 하고 지나가도 좋아

그냥 해보면서 춤추어도 좋아

그대로 받아넘겨도 좋아

그대로 받아들여도 좋아


왜 아직도 새마을운동 깃발이

나라 곳곳에서 버젓이 나부낄까

우리는 언제쯤 스스로

으르렁 발톱질을 씻어내려나


깨알만 한 들딸기 씨앗한테

한 줌 땅뙈기를 주면

봄에는 흰꽃잔치를

여름에는 빨간알잔치를 열어요


개구리한테 둠벙이랑 풀밭 주면

해마다 무더운 철에

아주 시원스런 노래물결을

넉넉히 베풀어 줍니다


우리가 짓는 보금자리에는

우리가 일구는 보금살림을

우리가 쓰고 읽는 보금책을

우리가 부르는 보금노래를


막바지인 듯하다 싶으니

새로 할 일 생기고

마감이로구나 싶으니

새삼스레 즐길거리 나타나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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