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커스의 딸 올가 1
야마모토 룬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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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197


《서커스의 딸 올가 1》

 야마모토 룬룬

 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18.9.30.



  예전에는 ‘과정’ 같은 한자말을 더러 썼지만, 아니 열아홉 살 무렵까지 이 낱말을 곧잘 썼지만, 스무 살부터는 이 말을 제 입이나 글에서 치웠습니다. 먼저 ‘길’이란 낱말이 있고, ‘흐름’이나 ‘줄기·줄거리’ 같은 낱말이 있어요. 때로는 ‘발자국·발자취’나 ‘디딤돌’이란 말씨로 담아내기도 합니다. 걸어가는 길이나 살아가는 길이기도 할 테고요. 《서커스의 딸 올가》 첫걸음을 읽으며 ‘길’을, 무엇보다 ‘삶길’을, 또 ‘살림길’하고 ‘사랑길’을, 여기에 ‘꿈길’을, 또 ‘말길’을 곰곰이 생각합니다. 어느 길이 즐겁거나 아름다울까요? 가난한 집안에서 내쳐지듯 서커스 무리에 가야 하는 아이 삶길은 아프거나 슬플까요? 가난한 집안에 그대로 남아서 꾸지람만 들으며 어떠한 빛줄기를 볼 수 없는 살림길이 외려 아프거나 슬플까요? 같이 슬픔이나 아픔을 나누기보다는 저보다 여리거나 잘하는구나 싶은 동무를 들볶는 이들이 더없이 아프거나 슬플까요? 주어진 길도 내맡겨진 길도 아닌, 스스로 찾는 길을 처음부터 알아낼 수 있습니다. 이 길도 저 길도 아니다 싶어 잔뜩 헤맨 끝에 비로소 길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가든 길입니다. 헤매도, 반듯해도, 넓어도, 좁아도, 막혀도, 갑갑해도, 또 환히 트여도.



“건방지구나 올가. 가르쳐 줄 건 없어. 하지만 직접 해보면 되잖아. 방해는 안 할게.” (29쪽)

“자기를 불쌍하게 여기는 건 관둬.” (52쪽)


“싸움 같은 시시한 건 하는 게 아니야. 분하면 그 녀석을 웃게 만들어. 너도 예능인이라면 아레나에서 승부를 내라.” (78쪽)


“거기 벌써 눈이 내렸대. 여기도 곧 내리겠지.” “그래?” “하늘은 이어져 있으니까.” (109쪽)


“어제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마법 같아.” (170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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