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책 풀빛 그림 아이 22
스테파노 비탈레 그림, 샬롯 졸로토 글,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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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86


《잠자는 책》

 샬로트 졸로토 글

 스테파노 비탈레 그림

 김경연 옮김

 풀빛

 2002.2.20.



  잠든 사람치고 이쁘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느낍니다. 눈을 뜨고 돌아다닐 적에는 그토록 모질거나 사나운 사람조차 잠이 폭 들고서 몸에 기운이 쪼옥 빠져나갈 적에는 더없이 부드럽거나 곱기 마련입니다. 어린이도 어른도 매한가지예요. 할머니도 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잠든 아이들 머리맡에 앉아서 가만히 팔다리를 주무릅니다. 머리도 구석구석 가볍게 손가락으로 눌러 줍니다. 이마를 쓸어넘기고 이불깃을 여밉니다. 여름에는 개구리 노랫소리가, 가을에는 풀벌레 노랫소리가, 겨울에는 바람 노랫소리가, 봄에는 멧새 노랫소리가 가득 퍼지면서 고요히 꿈나라를 누리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잠자는 책》에 흐르는 잠결 노래를 헤아립니다. 하루를 길디길게 보내고서 꿈나라에서 새삼스레 길고긴 놀잇길을 걸을 모습을 헤아립니다. 잠은 왜 잘까요? 왜 몸은 잠을 바랄까요? 아마 하루 내내 몸을 움직여도 나쁘지 않을 수 있어요. 그러나 몸은 좀 내려놓고서 이제부터 마음으로 돌아다닐 때라서 잠이 들어야 할 수 있습니다. 굳이 몸을 써서 날지 않더라도 마음으로 홀가분하게 새랑 하늘을 가르고 뭇별 사이를 신나게 오가면서 별별 이웃을, 그러니까 이 별 이웃 저 별 이웃을 만나려고 꿈을 꾸리라 느껴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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