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5.29.
《메리와 생쥐》
비버리 도노프리오 글·바바라 매클린톡 그림/김정희 옮김, 베틀북, 2008.3.10.
우리는 늘 우리 이야기를 서로 들려준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쓰고 그리고 찍는다. 우리가 살림하는 사랑을 노래로 짓고 춤으로 빚는다. 네가 네 이야기를 안 하고 딴사람 이야기를 하면 따분하다. 내가 내 이야기를 않고서 뜬금없는 사람들 이야기를 토달면 심심하다. 우리는 서로 우리가 오늘 이곳에서 어떤 기쁨으로 하루를 지으면서 노래했나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기에 반가우면서 아름답다. 그림책 《메리와 생쥐》는 어쩌면 그린이가 보낸 어린 나날이요, 그린이네 어머니나 할머니가 보낸 어린 삶길 이야기일 수 있다. 또는 그린이네 딸아이가 새롭게 걷는 길일 수 있을 테고. 처음에는 메리하고 생쥐가 서로 알아볼 길이 없었고, 나중에는 생쥐하고 메리가 서로 알아보고, 이윽고 메리하고 생쥐는 서로 그리고, 나중에 생쥐하고 메리는 만난다. 다만 하루아침에 만나지는 않는다. 퍽 기나긴 날을 거쳐서, 꽤 오랜 사랑을 담고 실어서, 좀 그윽히 살아내고 이야기를 지은 끝에라야 만난다. 요 며칠 동안 제비 두 마리가 우리 집 처마 밑에서 바지런히 헌집을 손질한다. 사나흘쯤 걸렸을까? 이제 튼튼하고 꼼꼼하게 잘 다스렸으니, 알을 낳고 새끼를 돌보아 멋진 날갯짓을 물려주는 처마밑살림을 지어 보렴.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