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이란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2019.5.23)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몇 해 앞서부터 몸갈이를 합니다. 풀벌레는 허물벗기를 하면서 새몸으로 태어난다면, 저는 몸앓이를 하면서 몸갈이를 해요. 이때에 둘레에서는 ‘아파서 어떡하나’ 하고 걱정하지만, 저는 몸앓이를 기쁘게 맞이합니다. 몸앓이를 거쳐서 몸갈이를 하는 일이란 언뜻 만만하지 않을 테지만, 즐겁게 앓으면서 새몸으로 어떻게 태어나는가를 가만히 지켜봐요. 몸앓이가 길면 길수록 몸갈이가 긴 셈이요, 이때에는 숱한 일을 쉬어 주어야 느긋이 몸갈이가 될 텐데, 막상 집에서 집일을 쉬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몸갈이를 좀 오래 걸쳐서 하지요. 어느덧 아이들이 손수 쌀을 씻고 밥을 하고 국도 끓이고 설거지까지 할 줄 알기에 곧잘 가만히 드러누워 숨을 고르게 가누고는 몸갈이를 합니다. 이렇게 몸갈이를 하고, ‘우리말 꾸러미 사전’ 글손질을 하는데, ‘우리말 글쓰기 사전’에 담을 ‘제 수첩 모습’을 긁어서 보내 달라는 쪽글이 와요. 그래서 기쁘게 수첩을 긁어 보는데, 묵은 수첩이 꽤 재미있습니다. 더구나 잃어버렸다 여긴 전화번호도 하나 찾았어요. 수첩이란 참 아늑하면서 새롭게 삶길을 되새기는 상냥한 우리 자취이지 싶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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