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희망이 아니다 삶창시선 52
표성배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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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책시렁 83


《내일은 희망이 아니다》

 표성배

 삶창

 2018.11.14.



  없을 적에는 빈손이요, 빈손일 적에는 홀가분합니다. 텅 비어서 쓸쓸할 수 있지만, 텅 비었으니 어디에도 매이지 않으면서 훨훨 날아오를 만합니다. 그리고 텅 빈 터라 밑바닥부터 새롭게 걸음을 내딛을 만하고, 밑바닥에 있으니 더 고꾸라질 데도 없어요. 이제부터 날아오르기만 하면 됩니다. 《내일은 희망이 아니다》는 어제도 오늘도 꿈을 그리기 어려운 나날에서 허덕이는 숱한 이웃을, 또 스스로를 돌아보는 이야기가 흐릅니다. 살려고 버틴다기보다 살아남으려고 버티는 몸짓을 애틋하면서 눈물섞인 손끝으로 담아내요. 그러나 어제도 오늘도 꿈같은 날이 아니었다 하지만, 다가오는 모레가 꿈이 아니라고는 누구도 말할 수 없어요. 다가오는 모레에 우리 마음에 품은 뜻을 이룰는지 못 이룰는지 까마득할는지 모르더라도, 우리한테 꿈이 없다고 어느 누구도 입을 꿰매지 못합니다. 해가 사라져 이 땅에서 자라던 푸나무가 모두 말라죽으면 윽박쟁이 벼슬아치도 똑같이 말라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너울벼락이 몰아치면 이웃나라 핵발전소뿐 아니라 이 나라도 똑같이 휩쓸기 마련입니다. 너울벼락은 청와대나 국회의사당이라고 비껴가지 않아요. 비구름은 온누리를 고루 돌면서 촉촉히 적십니다. 해님은 이 별을 빙그르르 덥혀 줍니다. 바람은 이곳에서 저곳으로 끝없이 흐르면서 모두한테 푸르고 파란 새숨이 되어 줍니다. ㅅㄴㄹ



살기 위해 가슴에 별을 품고 하루하루 버텨도 // 떨어지지 않은 사과는 없었다 // 정규직이거나 비정규직이거나 // 떨어진 사과 앞에서 // ‘왜?’라고 생각할 여유가 없다 (낙화 시대/16쪽)


한참 공원 의자에 누워 // 호숫가를 거니는 별들 헤아리다 // 슬그머니 // 여보― // 사랑해요!라고 문자메시지를 날려본다 (하늘 호수/60∼61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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