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5.22.
《탐방서점》
금정연·김중혁 엮음, 프로파간다, 2016.8.1.
어느 마을책집을 들렀다가 《탐방서점》을 샀는지 안 떠오른다. 처음 이 책을 장만하고서 굵은글꼴 때문에 눈이 아프고, 줄거리도 책집마다 엇비슷해서 당기지 않았다. 세 해 만에 다시 펼치지만 이 느낌은 같다. 뒤져 보니 어느새 판이 끊어졌다. 그럴 만하겠구나 싶다. 어느 모로 본다면, 책마을에 한 다리를 걸친 두 사람이 여러 마을책집을 다니면서 책집지기하고 이야기를 펴는 얼거리는 뜻깊고 좋다. 다만 어느 책집을 가든 묻는 말이 같다 보니 갈수록 심심하다. 게다가 나오는 말이 뻔하다. 엮은이 몫을 하는 두 사람이 마을책집이건 여러 책집이건 훨씬 오래 꾸준히 다닌 걸음이라면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치지 않았겠다고 느낀다. 좀 섣불리 낸 책이랄까. ‘어떻게 먹고사느냐’ 하는 대목에 너무 눈길을 맞춘 나머지, 책집이라는 곳을 마을이나 서울 한복판에 열면서 어떤 즐거움이나 보람이나 맛이나 멋이나 사랑을 누리고 나눌 수 있는가 하는 대목에서 자꾸 멀어진다. 가게를 내고 달삯을 치르는 자리에서는 아무래도 이 돈에 매일 수 있지만, 굳이 책집을 열어서 이끄는 뜻이라면 ‘돈도 돈’이지만 ‘책하고 사람하고 숲하고 마을’이란 고리가 있기 마련인데, 이 대목을 파지 않는다면 ‘탐방’이란 말이 매우 멋쩍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