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뽑기 2019.5.16.
마을 어르신이 마늘밭에서 뽑은 마늘을 짐차에 싣는 일을 거들면 좋겠다고 찾아오셨다. 올해로 아홉 해째인가 여덟 해째인가. 해마다 이맘때에 마을싣기를 거든다. 마을싣기를 거들고서 마늘밭에 흩어진, 줄기가 끊어진 알마늘을 주워서 한쪽으로 모은다. 밭에 쪼그려앉아 일하던 아지매가 “저그 마늘 좀 뽑아 보시겠소? 두 손으로 살살 잡아뿔면 나와부려.” 한 손은 줄기 아래쪽을, 한 손은 바닥에 닿도록 알뿌리 위쪽을 잡고서 가만히 당긴다. 쏘옥 하고 뽑힌다. 쪼그려앉아서 하다가 밭자락에 무릎을 꿇고서 뽑는다. 땅에 무릎을 꿇고 마늘을 뽑으니 등허리도 펴지고 햇볕도 좋고 마늘내도 다 좋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