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식물
에릭 바튀 글 그림, 이수은 옮김 / 달리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그림책시렁 75


《작은 식물》

 에릭 바튀 글·그림

 이수은 옮김

 달리

 2003.10.15.



  개미가 뱀밥을 오르내립니다. 무당벌레가 쑥잎을 타고오릅니다. 풀잎은 개미도 무당벌레도 대수로이 여기지 않습니다. 참으로 작은 목숨은 작은 풀밭을 너른 숲처럼 누립니다. 벌이 찔레꽃 둘레를 맴돌다 내려앉습니다. 나비가 마삭줄꽃을 살짝 건드리며 날아다닙니다. 사람한테 대면 조그맣구나 싶은 목숨이지만 사람은 나무한테 대면 조그맣고, 지구라는 별에 대면 더욱 조그맣습니다. 이 조그마한 목숨은 서로 얼크러져서 고운 삶터를 이룹니다. 《작은 식물》에 두 숨결이 나란히 나옵니다. 한 숨결은 한해살이풀입니다. 다른 숨결은 갓 싹이 터서 첫 줄기를 올린 어린나무입니다. 나무씨는 풀씨 못지않게 작고, 나무싹은 풀싹 못지않게 작습니다. 한해살이 풀싹은 한 해 동안 모든 삶을 누려야 하기에 바지런히 줄기랑 잎을 뻗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어요. 긴해살이 나무는 한두 해도 여러 해도 아닌 기나긴 해를 살기에 느긋하게 뿌리를 뻗고 줄기를 올리며 잎을 내지요. 꽤 오래도록 줄기랑 잎을 뻗는 길을 걷고서야 비로소 꽃을 한 송이쯤 내놓고, 차츰차츰 크며 차츰차츰 소담스레 꽃잔치로 거듭납니다. 어린이는 작기 마련입니다. 어린이는 무럭무럭 크려고 합니다. 넘어지고 다치다가도 새로 일어서는 어린이는 머잖아 꽃님이 됩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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