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만큼의
네가 보일 만큼의 거리이다 → 네가 보일 만큼 떨어졌다
꼭 필요한 만큼의 분량을 → 꼭 쓸 만큼을 / 꼭 가져갈 만큼을
너만큼의 아픔은 아니지만 → 너만큼 아프지 않지만
서로 느낀 만큼의 기쁨을 공유한다 → 서로 기쁜 만큼 나눈다
그만큼의 규모라면 → 그만큼이라면 / 그만큼 된다면
‘만큼 + -의’ 얼개에서는 ‘-의’를 덜기도 하고, 뒷말에서 군더더기를 함께 덜거나 손보기도 합니다. “그만큼의 괴로움은 아니지만”이라면 “그만큼 괴롭지는 않지만”으로, “적당한 만큼의 부피”라면 “알맞게”나 “꼭 좋게”로 손보면 되어요. ㅅㄴㄹ
내 아이가 그런 소홀한 수업으로 손톱만큼의 피해라도 받는다는 것을 안다면
→ 우리 아이가 그런 허술한 수업으로 손톱만큼이라도 나쁜 줄 안다면
→ 울 아이가 그런 느슨한 수업으로 손톱만큼이라도 안 좋은 줄 안다면
《여교사 일기》(김미순, 주간시민 출판국, 1978) 27쪽
참새 눈물만큼의 임금으로는 / 도무지 어떻게 해 볼 수가 없네
→ 참새 눈물만큼인 일삯으로는 / 도무지 어떻게 해볼 수가 없네
→ 참새 눈물는 품삯으로는 / 도무지 어떻게 해볼 수가 없네
→ 참새 눈물만큼 버니 / 도무지 어떻게 해볼 수가 없네
→ 참새 눈물만큼 받으니 / 도무지 어떻게 해볼 수가 없네
《시와 혁명》(김남주, 나루, 1991) 176쪽
곤충과 마주쳤울 때 적절하게 반응할 수 있을 만큼의 지식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잠자리의 긴 배가 독침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만큼의 지식과 자신의 두려움을 남에게 전염시키지 않을 만큼의 감수성이 있어야 하겠다
→ 벌레와 마주쳤을 때 알맞게 움직일 수 있을 만큼 알아야 한다. 잠자리 긴 배가 독바늘이 아닌 줄 알고 제 두려움을 남한테 퍼뜨리지 않을 마음이 있어야 하겠다
《세상에 나쁜 벌레는 없다》(조안 엘리자베스 록/조응주 옮김, 민들레, 2004) 50쪽
그 편지를 쓸 만큼의 시간이 제게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어머니도 저도 알고 있는 것이지요
→ 그 글월을 쓸 만한 틈이 제게 남지 않은 줄 어머니도 저도 알겠지요
→ 그 글월을 쓸 만한 짬이 제게 남지 않은 줄 어머니도 저도 알겠지요
→ 그 글월을 쓸 만한 겨를이 제게 안 남은 줄 어머니도 저도 알겠지요
→ 그 글월을 쓸 만큼 제가 넉넉하지 않은 줄 어머니도 저도 알겠지요
→ 그 글월을 쓸 만큼 제가 느긋하지 않은 줄 어머니도 저도 알겠지요
→ 그 글월을 쓸 만큼 제가 한갓지지 않은 줄 어머니도 저도 알겠지요
《평화는 나의 여행》(임영신, 소나무, 2006) 29쪽
네게는 눈꼽만큼의 잘못도 없는 사실을 납득시키기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 너는 눈꼽만큼도 잘못하지 않았다고 알려주기까지는 아주 오래 걸렸습니다
→ 너는 눈꼽만큼도 잘못이 없다고 알도록 하기까지는 아주 오래 걸렸습니다
《차마 말할 수 없는 이야기》(카롤린 필립스/김영진 옮김, 시공사, 2011) 209쪽
지금껏 그는 얼만큼의 숲을 살렸을까
→ 이제껏 그는 숲을 얼만큼 살렸을까
→ 여태껏 그는 숲을 얼마나 살렸을까
《작고 느린 만화가게》(편집부 엮음, 작은것이 아름답다, 2017) 11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