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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또 나를 데려가리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지음, 정영목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사진책시렁 43
《바람이 또 나를 데려가리》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디자인하우스
2005.8.17.
해를 읽을 수 있으면 따로 시계를 안 차도 하루흐름을 압니다. 달력이 없이도 철흐름을 알고, 나날이 무엇을 어떻게 건사하면 좋은가도 알아요. 물을 읽을 수 있으면 우리 몸을 깊이 헤아릴 뿐 아니라, 무엇을 먹고 누릴 적에 튼튼한가를 알아요. 바람을 읽을 수 있으면 누가 우리한테 다가오는가를 알지요. 비가 언제쯤 올는지, 비가 얼마나 올는지, 또 이 바람이 우리 삶터를 어떻게 어루만지려는지까지 환히 압니다. 《바람이 또 나를 데려가리》는 영화를 찍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님이 따로 선보인 사진책입니다. 이 사진책을 읽다 보면, 이녁이 찍은 영화란, ‘흐르는 사진에 이야기가 피어나는 노래’로구나 하고 새삼스레 느낄 만합니다. 사진 하나라면 한 가지 모습을 어느 곳에 아로새기면서 한결 깊고 넓게 이야기를 지필 텐데, 이 사진을 조각조각 이어 영화로 맞추면서 다 다른 자리에서 다 다른 숨결이 흐르는 바람이 어떻게 새로운 이야기로 자라는가를 보여준다고 할 만합니다. 바람을 알고 싶기에 바람을 쐬어요. 바람하고 놀려고 바람을 맞아요. 바람하고 언제나 하나인 줄 느끼면서 바람을 마셔요. 그리고 이 바람을 살살 내쉬면서 눈을 감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