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사월의눈 11
김지연 지음 / 사월의눈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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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42


《자영업자》

 김지연

 사월의눈

 2018.9.9.



  쑥잎을 뜯으면 손이며 몸에 쑥내음이 뱁니다. 따로 쑥떡이나 쑥국을 하지 않아도 쑥을 온몸으로 받아들여요. 뽕잎을 훑으면 손에 몸에 뽕내음이 스미는데, 잎줄기 끝에서 하얀 물이 살살 흘러나와서 더욱 짙게 뽕나무 기운을 맞아들여요. 요새는 다들 기계하고 비닐하고 농약을 쓰면서 흙을 만진다지만, 기계도 비닐도 농약도 없이 맨손으로 푸나무를 마주하던 지난날에는 먹을거리 너머에 있는 기운을 고이 누리는 하루였지 싶습니다. 《자영업자》는 스스로 가게를 꾸려 살림을 짓는 이웃을 이야기합니다. 한자말로 하자면 ‘자영업’이지만, 한국말로 하자면 ‘가게지기’입니다. 가게를 지키는, 또는 돌보는, 또는 보살피는, 또는 가꾸는, 또는 일구는 손길은 살림을 북돋울 뿐 아니라, 여러 이웃한테 이바지하곤 해요. 시계를 다루건 물고기를 다루건 알뜰하지요. 밥상을 차리건 책을 건사하건 살뜰해요. 가게지기가 저마다 맡은 살림을 만지는 손에 일내음이 흐릅니다. 이 일을 오래오래 사랑으로 맡아서 다스리는 일기운이 감돌아요. 우리는 가게에 들러 이것저것 사거나 누릴 텐데, 돈 너머에 있는 마음을 고이 얻지 싶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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