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4.27.
《잠 못 드는 판다 여왕》
수산나 이세른 글·마리아나 루이스 존슨 그림/고영완 옮김, 북극곰, 2019.4.19.
하루가 흐르고 흐른다. 큰아이 신을 빨기로 하면서 여러 날 잊다가 낮에 비가 그친 하늘을 보고는 “우리 신을 빨러 가자!” 하고 마을 어귀 빨래터로 나선다. 나는 신나게 물이끼를 걷고, 두 아이는 재미나게 저희 신을 빨래한다. 슥슥 삭삭 석석 속속. 빨래터 일을 먼저 마친 나는 돌담에 걸터앉아서 아직 다 읽지 못한 《사계절 스스로 꾸준히》를 마저 읽는다. 집으로 돌아와서 저녁을 지어서 차리고는 그림책 《잠 못 드는 판다 여왕》을 펼친다. 아이들더러 이 그림책 어떠했느냐 물으니 재미있다고 한다. 무엇이 재미있는지는 안 밝힌다. 그림결이 재미있을 수 있고, 줄거리가 재미있을 수 있겠지. 잠이 안 온다던 판다 여왕은 어느덧 잠을 아주 잘 잘 수 있다고 나오는데, 어떻게 하면 잠이 잘 올까? 뭐, 어렵지 않다. 꼭두머리라는 자리에 얌전히 앉아서 곁에서 해주는 대로 가만히 받아먹기만 한다면, 밤에 잠이 오겠는가. 이 일 저 일 그 일 요 일 신나게 맞아들여서 기쁘게 척척 한다면 차츰 달라지겠지. 이 살림 저 살림 갖은 살림을 반갑게 받아들여서 착착 편다면 꾸준히 바뀌리라. 신나게 논 아이는 신나게 잔다. 즐겁게 일한 어른은 사이좋게 누워서 달콤하게 꿈나라로 접어든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